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고 다른 소장품과 창고에 넣어 두었다.
1998년 서씨는 아버지가 사망 후 각종 그림을 정리하다가 그림뒤편에 푸쉬킨 박물관의
표식을 발견하고는 일본으로 가서 감정한 후에 세계적인 명화임을 알게 됐다.
감정 과정에서 일본의 고흐 전문가들에게 작품이 공개되면서 소장가가 한국인이라는
소문이 떠돌기 시작했고, 화가이자 고흐 연구가인 일본의 미유 유타카는 이 그림의
감정서에 "99.99% 고흐가 그린 수채화가 맞다”고 확인했다.
급기야 로이터 통신을 통하여 전 세계로 알려지게 되었다.
“고흐의 유작이 한국에 있을 리가 없다.”며 믿지 않으려 했던 세계 미술계도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법까지 동원한 러시아연방 내각위원회의의 조사에
‘진품이 확실하다.’는 결론은 세계의 시각을 뒤바꾸어 놓았다.
그러나 서씨가 공개한 그림은 수채화(水彩畵)다.
푸시킨박물관 소장품인 유화(油畵)와는 뚜렷하게 대비된다.
그렇다면 유화로 표기되어 푸시킨박물관에 소장돼 있다는 그림은 어떻게 된 일일까?
그동안 이 명화는 19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푸시킨박물관 소장으로 알려졌으나
전쟁 중 분실로 그 행방이 묘연해졌고 푸시킨박물관은 복제품을 진열해 놓았다.
최근에야 고흐 사망 22년 뒤인 1912년
제정 러시아 정부의 공인 아래 복제한 작품이라는 것이 알려졌으며,
이로 인해 한국에 고흐의 마지막 작품이 있다는 설에 무게중심이 가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고흐의 <마차와 기차가 있는 풍경>의 진위논란은 그치지 않고 있다.
그림이 진품으로 판명될 경우
희소성에 의한 무한한 가치로 논란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명품짝퉁이 많은 나라로 잘 알려진 우리나라가
이제는 명화에까지 짝퉁이 있는 나라라는 오명을 갖지 않기 위해서도
이 작품의 진위가 하루빨리 확실하게 밝혀져야 한다.
반 고흐의 <마차와 기차가 있는 풍경>이 짝퉁명화가 아니기를 바라며.
이 성 순
김동길닷컴
2013.8.20
마차와 기차가 있는 풍경
Landscape with Carriage and Train in the Background
Landscape with Carriage and Train in the Background
June 1890, Auvers-sur-Oise
Oil on canvas, 72 x 90 cm
Pushkin Museum, Mosc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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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와 기차가 있는 풍경(Landscape with Carriage and Train in the Background)>
Oil on canvas
72.0 x 90.0 cm.
Auvers-sur-Oise: June, 1890
F 760, JH 2019
Moscow: Pushkin Museum
